현재 절을 렌트하고 스님을 호위하여 절을 오픈한 당자는 올구와 올구를 옆에서 물심양면 도운, 바로 공항에 같이 욌던, 김추자 친구 처럼 보이던 이(줄여서, 추구)다. 절의 렌트비를 이 둘과 다른 거사님 2, 해서 네 사람이 책임지고 있고, 신도들이 더러 보시하는 것으로 절의 전기세라든가 여러 경비들을 충당하고 있다. 결산을 월말에 올구와 같이 했는데, 내내 마이너스다. 왜인지 이들은 불전을 안 한다. 이 마이너스를 어떻게 해결하는가, 했더니 올구가 그때그때 신도에게 물어, 임시변통을 해왔다고 한다. 스님이 오래 자리를 비우신데다, 진실 여부는 마음 깊이 접어두기로 한, 저 무지막지한 부처님 스틸 사태로 인해 신도가 갈려서 더 그런 듯하다. 올구는 만약 내가 떠날 거면 다른 스님을 불러다 놓고 가야 한다고 한다. !!! 지난 석 달의 경험치로 보아, 이건 절이랄 수도 없고, 이대로의 지속은 그 누구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. 내가 못 있을 곳에 누구를 불러다 놓는 건 내가 남는 것보다 더 못할 일이어서, 일명 이사님이라고 저들끼리 부르는 집세 책임자들을 부른다. 현재의 절 상태를 브리핑 한 후, 절을 접자고 말한다. 나는 살 생각이 없고, 오셔야할 전 스님은 애초 다시 올 생각이 없으셨다. 생각할 시간을 달라더니, 이틀 만에 올구와 추구가 찾아온다. 올구는 전의 신도들이 지금은 안 온다고 해도, 스님이 여기 오래 머물러만 주신다면, 그 사람들도 다시 올거라고, 말한다. 문득, 올구가 저 역사속의 대보살들처럼 대단한 원력이라도 있는건가, 싶었지만, 물론 이것은 불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된다. 지금은 어쨌거나 이들 때문이라기 보다는, 문 연 지 얼마 되지도 않아, 다시 절문을 닫게 만들 자신이, 중적으로다가 없다.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여기 신도들이 뭔가 너무 이상하다는 것이다. 내가 오래 여기 살지 않더라도, 그 이상한 점을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이 강력히 든다. 한번은 올구가 전의 어떤 스님은 오셨다가, 한 거사님하고 크게 다투신 후ㅡ그 이유는 법당에서 다리를 뻗고 앉은 거사님에게 스님이 다리를 오므리라고 했다고, 그 거사가 누구보고 반말이냐며 멱살 잡고 대들었다는 것이다 !ㅡ아무래도 내가 공부가 부족한가보다, 하시곤 바로 떠나셨단 얘길 한 적이 있다. 바로, 여기 와서 내가 제일 이상하게 여겼던, 불자로서의 기본 부재의 단면이다. 전 스님 앞에도 여러스님이 오고, 가시고 절이 열렸다 엎어지길 여러번, 그 분들 모두가 단 몇 개월을 못 버텨냈다는 점이, 이곳에 분명히 뭔가가 있다,고 말해준다. 그 스님은 신도들의 태도에 자신의 공부 부족이라 탓하고 가셨지만, 그건 절대 아니다. 이들은 스님은 물론, 절 법도를 전혀 모른다. 배운 바도 없다. 그러나 스스로 불자다. 왜 불자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지만, 그냥 막연히 불교를 좋아하는 걸 불자라 믿고 있는 것같다. 게다가 올구는 이 절의 주인은 자신이고, 스님은 자기가 데려다 논 엠플로이라고 여긴다. 그래서 스님의 삶 모두는 자기가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. 처음 온 날, 내게 이거하고 저거하라고 시킬 수 있었던 그 배경이다. 이렇게 된 연유에는 이곳 만이 가진, 특별한 시츄에이션이 있다. 비지니스 오너와 화주시주의 차이다. 차차 쓰려한다. 이걸 해결보지 않고는 이곳 불교는 득도 미래도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른다. 나는 잠시 만행왔는 줄 알았는데, 부처님께서 여기 나를 보낸 이유가 이것이라, 알아진다. 매사 심심한 내게도 에너지를 확 솟구치게 만드는, 결사,이다. 득도 없이, 내겐 그런 피가 있다. 포기할 때 하더라도 삼 년 만 죽어라 살아보자, 결심한다. 그리고 이 결심은 이곳 문제를 다 해결보기 전엔, 그 누구에게도 절대로 들키지 말자, 한다. 삼 년을 엎어져 공부하면, 현재의 이 도깨비옷 같은 이곳 절 문화를, 벗겨낼 힘이 모일 것이라 여겨진다. 맘 변하기 전에, 한국에 가서, 주변정리 하고, 가지고 있던 십 년 관광비자를 종교비자로 바꿔오기로 한다. 법적으로 먼저 정당해져야 한다고 여겨서다. 그렇게, 이쪽에서 종교비자에 필요한 서류를 들고, 12월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.